예측불가 신종 감염병 의료인력 수급에도 도움

포항에 감염병 전문 의과대학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정부가 영남권에 거점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립하기로 해 의학과 바이오 분야 연구 인프라를 잘 갖춘 경북 포항이 최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사회 숙원 사업인 포항지역 의과대학 설립도 코로나19 여파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포항은 4세대 방사광가속기, 세포막단백질연구소, 첨단 바이오 분야, 신약개발 등 의료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바이러스 연구를 위한 감염병 전문병원 거점으로 최적지라는 평가다.

포항에는 이미 바이오 의학 분야에서 획기적인 연구 성과를 내고 있는 세계적 연구중심 대학 포스텍과 한동대 등이 있다.

특히 생물유전공학과를 두고 있는 한동대의 경우 학부생 상당수는 대도시에 있는 의학전문대학원을 거쳐 의사로 활동하는 의료 인력이 200여 명을 넘는다. 하지만 이들 우수한 인적자원이 의과대학이 없어서 역외로 유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의료인 수급에도 차질을 빗는 대목이다.

포항은 그동안 열악한 지역 의료 환경 탓에 상급병원을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빗발쳐 왔다. 산업재해, 3차 의료기관이 없는데다, 의료 전문 인력도 기피현상을 보이는 지역여서 이로 인한 지역민의 불편도 만만치 않다. 지역의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대도시로 향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최근 60대 환자가 호흡곤란으로 쓰러져 촌각을 다투는 긴박한 상황인데도 무려 6시간을 달려 상급병원이 있는 서울의 한 종합병원으로 이송됐었다.

또 포항에서 사고로 머리를 다친 한 어린이는 지역 종합병원에서 CT를 찍고 뇌출혈이 심각한 상태에서 대구 경북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는 포항에 상급종합병원 설치를 위한 의과대학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사례다.

포항시도 이 같은 열악한 지역 의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오랜 숙원사업인 상급병원 마련을 위한 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해왔지만, 의료인 정원확대 반대와 자본논리에 막혀 의과대학 설립은 번번이 좌절됐었다.

포항시는 지난해 7월 ‘포항지역 의과대학 설립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갖고 의과대학 설립 타당성 검토에 돌입했다. 타당성 조사 용역은 조만간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에 따르면 예측 불가한 감염병으로 신속한 의료 인프라 구축을 위해 의과대학 유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상급종합병원 부재로 겪는 지역민의 불편과 경제적 손실을 줄일 수 있고, 지역 대규모 산업재해와 해양사고 대응을 위한 의료 환경 개선에도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포항의 한 시민은 “50만 이상 도시들 가운데 수도권을 제외하면 의과대학이 없는 곳은 거의 없다. 경북 동해안 의료 인력 수급을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의과대학이 설립될 수 있길 바란다”며 “의료진 수급은 지역 의료 복지와도 직결된 만큼, 반드시 포항에 의과대학이 설립될 수 있도록 이번만은 정부에서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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