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중국 '우한 폐렴' 확진자 1명이 발생해 보건당국 뿐만 아니라 대구와 경북 등 지자체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른바 '우한 폐렴' 환자가 수도 베이징(北京)과 광둥(廣東)성에서도 발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시작된 중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는 이틀 만에 무려 136명이 새로 확진을 받았으며 3번째 사망자도 나왔다. 특히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설)을 앞두고 수 억 명의 대이동이 시작돼 이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한을 넘어 중국 곳곳으로 퍼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태국과 일본에서도 우한시에서 발생한 환자가 각각 2명, 1명씩 입국했다.

여기에다 20일 질병관리본부는 19일 중국 우한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중국 국적의 여성(35)이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고열 등 관련 증상을 보여 격리돼 검사를 받았으며, 현재 국가 지정 격리병상(인천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질본은 국내에서 확진 환자가 나옴에 따라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지자체 대책반을 가동해 지역사회 감시와 대응 강화에 나섰다. 질본은 확진환자가 검역단계에서 격리돼 지역사회 노출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지만 안심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비록 중국에서 발생했다고 하나 우리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발병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데다 전염 가능성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폐렴 환자 27명이 한꺼번에 발생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중국 위생당국과 공동 조사 중인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2002년 중국 남부지방에서 발생해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만 650여명이 숨진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나, 조류인플루엔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등과는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홍콩 등 인접 지역을 거친 여행객을 포함하면 1주일에도 수 천 명의 여행객이 왕래하니 전염 사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2015년 메르스의 감염으로 초비상사태를 겼었다. 국내 최고의 대형병원중 한 곳의 방역망이 뚫렸고 이 질환으로 모두 1만6752명이 격리됐으며 186명이 감염됐고 이 중 38명이 사망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대규모 이동이 많아지는 시기이다. 인체를 위협하는 바이러스의 대규모 감염이 항상 상존한다는 점에서 보건당국과 지자체는 물론 개개인 모두가 위생준칙을 생활화하는 등 조심해야만 한다. 초기 대응에 실패해 피해를 키웠던 ‘메르스’의 아픈 경험이 있는 만큼 신속한 대응에 필요한 정보를 파악하고 검역 체계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발열검사나 검역을 더욱 철저히 해서 원천적으로 유입을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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