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정종섭 의원(대구 동갑)이 대구·경북에서 처음으로 불출마를 선언함으로써 TK 현역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정 의원은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과감한 인적 쇄신과 통합이 진정한 의미대로 성공할 수 있도록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한국 정치의 세력 교체와 대한민국 살리기에 헌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박근혜 정부에 참여해 정부개혁과 제왕적 대통령제 폐지 등과 국가대개조에 노력했지만 충분히 이루지 못했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우리 당의 셀프탄핵도 막지 못했으며 박 전 대통령의 억울함과 고통에 잘 대응하지도 못한 죄책감을 무겁게 느끼며 이렇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2016년 총선에서 대구 동구갑에서 당선되며 국회의원이 됐다. 당시 공천 과정에서 '진박'(진짜 친박근혜)으로 분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대구 동갑의 예비후보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다른 한편으로 정 의원의 물밑 영향력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9일 현재 동갑 한국당 예비후보는 김기수(53) 변호사와 류성걸(62) 전 국회의원 등 2명이다. 여기에 천영식(54)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20일 출마를 선언하고 공천 경쟁에 뛰어든다. 세 명의 출마자들은 현역 의원 불출마에 따라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당심을 파고든다는 계획이다. 무주공산이 된 당 조직을 누가 얼마나 빨리 흡수하느냐도 관전 포인트다. 이에 따라 기존 당 조직을 관리하고 있는 정 의원의 입김도 무시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정 의원의 불출마로 가장 큰 관심사는 앞으로 TK에서 불출마를 선언할 의원이다. 현재까지 한국당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김무성·한선교·김세연·김영우·여상규·김도읍·김성찬·윤상직·유민봉·최연혜·정종섭 의원까지 총 12명이다. 그러나 대부분이 PK 지역이고 TK는 정 의원이 최초다. 한국당 지지자들과 중앙당의 불출마 여론에도 총선 출마를 고집하고 있는 TK 다선 의원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초선인 정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초·재선 의원에게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한국당이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하고서 대대적인 총선 물갈이를 앞둔 상황여서 더더욱 관심이다.

지금 야당 지지율은 문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적 평가보다도 낮은 상태다. 민심이 정권을 심판하고자 해도 찍을 곳이 마땅치 않다는 의미다. 10여명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물갈이를 한다고 치료가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당 해체 수준으로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한국당은 이미 전국 선거에서 내리 세 번을 대패했다. 안 바뀐다면 참패가 거기서 끝난다는 보장이 결코 없다. 특히 한국당의 안방이라 할 수 있는 TK에서 현역 의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범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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