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친 잠 깨우려
울릉샘물 한조랭이 마신 후
한발 한발 내딛는 포행을
구름은 아직 눈치채지 못하였나 보다

어제는 간신 간 들켜
해돋는 장엄함을 앞산 봉우리
저 혼자만 즐겼으리라

순간
어디선가 한줄기 바람일고
도포 소매에 숨켜놓은 숨자락
떡갈도토리 갓속으로 옮겨놓기도 전에
지난밤 꿈속에서 만났던
동해 용왕의 영롱함처럼
나무 사이로 밝음이 더하네

벅찬마음 발길 재촉하니
언덕배기 꼭대기로
도반이 다가오는구나
반갑기 그지 없어
지그시 상념 젖었을제
벌써 솟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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