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승차공유‘서비스의 하나인 ’타다’ 도입을 둘러싼 논란으로 공유경제의 첫발도 내디디지 못한 한국에서 보면 중국은 가히 ‘공유경제’ 천국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공유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택시를 대신한 중국식 우버 등 다양한 승차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띠디추싱‘(滴滴出行)에서부터 거품이 꺼지면서 정리되고 있는 공유자전거와 공유자동차, 공유숙박 등은 물론 농구공 우산, 배터리 등 일상생활 소비제품에 이르기까지 중국에는 다양한 공유 서비스가 등장해서 사랑받고 있다.
‘띠디추싱’과 ‘메이투안’(美团)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승차공유 서비스는 택시와 경쟁하던 ‘헤이처’(黑车)를 퇴장시켰다. 헤이처는 중국의 지하경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승차서비스라고 할 수 있었다. 개인이 영업하는 불법택시로 소위 ‘나라시’영업인데 택시를 타기 어려운 시 외곽 변두리나 아파트 등 대규모 주거단지 입구에는 헤이처들이 줄지어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풍경이 다반사였다. 불친절하기로 유명한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의 택시들도 승차공유서비스와의 경쟁의 룰에 따라 친절해졌고 횡포가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띠디추싱을 통해서는 택시와 중국식 우버는 물론이고 버스와 전세차 등 다양한 형태의 승차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다.
중국식 공유경제는 위챗페이와 알리페이 등 모바일결제가 생활화되면서 결합되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회원가입이나 복잡한 절차를 생략하고 ‘페이결제’만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페이경제는 띠디추싱을 전중국으로 확장시켰고 2014년에는 ‘오포’(ofo)와 ‘모바이크’(mobike)로 대표되는 공유자전거 시장을 활짝 열면서 공유경제 열풍을 불게 했다.
자전거대국 중국답게 공유자전거(公共单车) 시대가 열리자 온 중국인은 1위안(元, 한화 약 170원)으로 한 달을 마음껏 탈 수 있는 공유자전거에 열광했다. 소액의 보증금과 간편한 회원가입만으로 QR코드를 스캔하는 것으로 지하철역은 물론 거리 곳곳 어디에나 세워져있는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공유자전거는 ‘이동수단의 미래‘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로 각광을 받았다. 중국 국영언론은 공유자전거를 종이와 화약 등 중국의 4대 발명품에 빗대 중국의 ’4대 현대발명품‘이라고 칭송하면서 세계에 자랑했다.
시장을 선점한 오포와 모바이크 등의 양대 공유자전거업체는 엄청난 투자를 받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이에 후발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등의 중국 대도시는 도시인구보다 많이 배치된 공유자전거로 인해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수익을 내지 못하고 투자로 메꾸던 업체들은 줄도산했고, ‘오포’는 사실상 파산상태에 이르러 보증금조차 환불해주지 못하고 있고, ‘모바이크’는 음식리뷰를 하는 배달업체 ‘메이투안’에 인수되기에 이르렀다.
그렇다고 중국의 공유경제가 위기에 처하거나 실패로 귀결된 것은 아니다. 공유자전거처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서의 공유경제에 대해서는 사업조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환기시켜준 것일 뿐이다. 여전히 중국에서는 공유자전거가 거리를 질주하고 있다.
공유자동차는 우리나라의 ‘쏘카’와 ‘그린카’ 등의 이용과 다르지 않다. 신분과 결제방식 등을 승인받은 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부를 축적한 중국의 중산층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는 이미 교통난에 따라 주차장을 확보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차량을 소유하지 못하게 하고 있어 ‘공유자동차’는 새로운 승차수단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이밖에 공유경제는 지하철역이나 백화점 극장 등에 비치된 우산과 배터리 등 다양한 일상생활로 확장되고 있다. 심지어는 노래방(KTV)과 개인헬스장 등도 공유하기 시작했고 데이터쉐어링까지 공유하고 리얼돌 공유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중국의 공유경제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처럼 중국의 공유경제가 급속 성장할 수 있는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신산업에 대한 느슨한 규제정책과 더불어 중국공산당 집권이후 집단문화에 익숙한 중국인의 문화와 위챗페이 등의 핀테크문화의 대중생활화에 기인한 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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