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안동시장 측근 업체 일감 몰아주기 엄태항 봉화군수 일가족 이권사업 개입 논란 장욱현 영주시장 돈사 허가과정 개입 처남 구속 주민들 “도덕불감증 걸린 정치” 분노 넘어 실망·피로감 호소

권영세 안동시장을 비롯한 경북북부권 지자체장들이 측근 횡포와 비리 의혹 등으로 잇따라 구설 및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주민들이 도덕불감증에 걸린 정치에 실망과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특히 지자체장들이 측근 챙기기와 이권챙기기에 눈이 멀어 비판과 고발에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심판론을 제기하고 있어 내년 총선에 끼칠 영향도 주목된다.

최근 안동과 봉화, 영주와 상주 등에서 자치단체장이 직간접적으로 엮인 비리와 사건이 연이어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달 안동시에서는 권영세 안동시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A씨의 업체에 경로당 화재경보기 설치사업을 수의계약으로 몰아 줬다는 내용을 보도한 안동지역 인터넷 매체 기자가 A씨 일행에게 폭행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권 시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또 다른 인사는 자신이 수주해 시행한 안동시의 발주사업에 대해 여성 안동시의원 L씨가 조사에 나서자 시의회를 찾아가 해당 시의원에게 욕설과 막말을 퍼부었다.

사건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받은 시민사회가 “도가 지나치다. 전말을 밝히고 시장이 책임져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권영세 시장은 “나에게 측근은 없다”는 말로 논란만 더 키웠다.

엄태항 봉화군수는 자신의 최대 공약사업으로 내걸었던 ‘태양광 발전’에 자신을 포함해 일가족이 뛰어들어 태양광 업체를 운영하면서 이권을 챙긴 사실이 드러났지만 “그런 적이 없다”는 모르쇠로 버텼다.

장욱현 영주시장도 돈사 허가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하면서 자신의 처남이 구속되고 감사원 감사를 받은데 이어 정의당과 시민단체에 의해 고발 당한 상태다.

황천모 전 상주시장은 선거 당시 캠프 관계자 3명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지난달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되면서 1년을 임기를 겨우 넘기고 불명예 퇴진했다.

장 시장과 황 전 시장은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한 채 각각 해명과 퇴진 직전까지 논란의 승진인사를 하는 등 도덕불감증의 전형을 보여줘 주민들을 분노하게 했다.

주민들은 측근관리 실패, 비리의혹, 이권개입 등 자치단체장의 신분으로 가장 경계해야할 부분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고 있는 상황에 분노를 넘어 허탈감을 느낀다는 반응이다.

강서구 안동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은 “오래 굳어진 일당 독점의 정치지형과 정책평가는 없이 묻지마식으로 표를 몰아주는 관행이 지자체장들을 도덕불감증에 빠지게 한다”며 “주민을 두려워하고 주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단체장을 뽑기 위한 시민들의 고민과 행동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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