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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아플 때 진통제를 먹어야 하는 이유

기사승인 2019.09.15  19: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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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환종 포항시티병원 척추관절센터 병원장

   
▲ 김환종/포항시티병원 척추관절센터 병원장
의사인 나도 직업병적인 질병(손목터널 증후군)으로 수술도 받았으며, 수술 전에는 수술을 장시간한 날이나 날씨가 흐릴 때 통증이 더 심해져 진통소염제를 챙겨먹었다. 진통소염제를 처방하였을 때 환자들이 이런 얘기를 많이 한다. “진통제 아닌가요, 저는 진통제는 먹지 않을래요.” 이 말은 환자 입장에서 근본적인 치료가 아닌 임시로 통증을 완화시키는 약은 먹지 않을 거고 근본적인 치료를 해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통증은 질병 때문에 생기는 부가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원인이 되는 질병을 치료하기만 하면 통증은 자연스럽게 없어질 거라는 일반적인 생각을 믿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신의학연구에 따르면 그건 사실이 아니다.

△통증은 원인 치료만 한다고 모두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통각은 시각, 청각, 후각, 촉각과 같은 감각신경이지만 아주 다른 특수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각각의 감각신경은 그것을 관리하는 부분이 있고 외부로부터 자극이 들어와서 그 자극의 강도가 역치 이상을 넘어가면 해당감각신경이 흥분해서 뇌로 전기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우리는 그 감각을 느낄 수 있다. 통각신경은 다른 신경들과 같이 이런 과정을 따르는데 한 가지 다른 성질이 있다. 보통 신경세포들은 똑같은 자극이 빠르게 반복되면 역치가 높아져 “상대적 불응기”가 와서 그 감각이 무뎌지게 된다. 그래서 같은 신경을 흥분시키기 위해서는 더 강한 자극이 필요하다. 그런데 통증신경세포에는 이런 생리학적 법칙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통각신경인 C-Fiber는 자극을 빠르게 반복해도 역치가 높아지지 않고 오히려 반복된 자극이 합쳐져서 통증을 증가시킨다. 이를 통증의 증폭현상“Wind-up Phenomenon"이라고 하는데 1965년 저명한 의학학술지인 ”Nature”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처음으로 소개된 이론으로 통증의학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통증은 다른 감각과 달리 지속적인 통증은 통증을 증폭시킨다.

통증이 계속되면 사람이 거기에 적응해서 통증이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한다. 역설적으로 이런 연류로 고대로부터 고문이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고문의 경우만 봐도 생명체는 통증에 적응할 수 없다. 물론 통증이 극심할 경우 엔돌핀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뇌에서 분비되어 일시적으로 통증은 잊을 수 있지만 그런 효과는 오래가지 못하고, 여러 가지 부작용을 유발한다. 생명체의 모든 신경세포 중 통각신경만이 이렇게 특수하게 진화된 것은 통증이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상처가 발생 시 깨끗이 소독하고 항생제를 복용하여 회복할 수 있지만 과거에는 위생적인 환경, 항생제 등의 약물이 없기 때문에 일단 작은 상처라도 생기면 세균감염 및 패혈증으로 발전하여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상처가 생기면 반응할 수 있는 통각신경은 절대 무뎌지지 않도록 진화한 것이다.

△통증은 생명과 직결되어 진화했다.

그런데 이러한 통증의 특수한 성질 때문에 진통제를 먹는 것은 아니다. 그 외에 한 가지 더 통각신경에는 더 특수한 성질이 있다. 1983년 동물실험을 바탕으로, 1990년에 사람에 대한 임상실험으로 증명되어 의학학술지인 ”Nature”지에 발표한 "Central Sensitization"이다. 통증이 몇 달 이상 장기간 지속되면 통각신경이 흥분하는 역치가 오히려 낮아지고 대뇌로 신호를 보내는 빈도가 증가하는 현상이다. 즉 작은 자극에도 더 큰 통증을 느끼게 된다는 뜻이다. 심지어 정상인에게는 통증을 느끼지 않는 작은 자극에도 통증을 느끼도록 몸이 변해 버린다. CRPS라는 병(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이 있는데 이 병은 바람만 불어도, 옷깃만 스쳐도 너무 아파서 소스라치게 놀란다는 병이다. 이 질환이 대표적으로 통증은 우리의 뇌와 척수를 포함한 신경계를 변화시키는 대표적인 질병이다. 우리의 뇌는 매일 사라지고 생겨나는 약 천억 개의 신경세포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신경세포들의 구조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자극에 피드백으로 변화한다. 이를 뇌의 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고 하는데 통증자극이 뇌로 오랜 기간 들어오면 뇌의 회로 구조가 통증을 더 자주, 그리고 더 강하게 느끼도록 변해버린다. 그래서 결국에는 통증을 유발하는 자극이 없어도 통증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은 통증에 대한 신경계 변화의 대표적 질병이다.

나는 통증이 있는 환자가 진통제를 먹지 않으려고 할 때 자전거 타기를 비유해서 설명한다. 어릴 때 자전거를 배워두면 나이 들어서 쉽게 자전거를 탈수 있는 것처럼, 통증도 기억이 되어 조그만 자극에도 쉽게 통증을 느낄 수 있는 길이 생겨 있다고 말이다. 내가 진통소염제를 먹는 이유는 나이가 들어 아프지 않으려고 하는 예방책이다. 물론 진통제에도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약물을 남용하여서도 안 되겠지만 의사가 처방하는 약물이 진짜 치료제가 아니고 진통제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건 잘못된 생각이다. 왜냐하면 통증 자체가 우리 신경계에 질병을 유발하는 질병이기 때문이다.

대경일보 webmaster@dkilbo.com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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