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형 일자리' 사업 윤곽이 드러나면서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7일 경북도와 구미시로부터 ‘구미형 일자리 투자유치 제안서’를 전달받은 자리에서 2차전지의 핵심소재인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구미에 짓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양극재는 2차전지 용량과 출력을 결정짓는 소재로 전체 생산원가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요소이다. LG화학은 지난 2016년 GS이엠의 양극재 사업을 인수하면서 생산기술 고도화와 전구체 제조 기술력을 확보했으며, 지난해는 세계 1위 코발트 정련회사인 중국 화유(華友)코발트와 전구체 및 양극재 생산법인을 설립하는 등 최근 양극재 기술 경쟁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상위 20곳 중 13곳과 국내 현대기아차, 르노삼성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LG화학은 충북 오창과 함께 중국 난징(南京), 미국 미시간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올해 1조2천억원 규모로 중국 난징 공장을 증설하기로 하는 등 해외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핵심 소재 공장을 구미에 짓기로 한 것은 의미가 크다.

LG화학의 투자가 실현된다면 1천명이 넘는 일자리가 생기고 8천억 원에 이르는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미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LG화학에 세금 감면과 부지 제공뿐 아니라 인력 확보를 돕기 위해 채용지원, 사택 등 복지 관련 지원 계획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등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구미는 국내 전자산업의 본거지로 한때 경북 최대 산업도시였으나 대기업 공장들이 속속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면서 쇠퇴의 길을 걸었다. 게다가 올해 초 SK하이닉스 공장 유치가 실패하면서 더욱 어려워졌다. 이 와중에 LG화학의 ‘구미형 일자리’는 한 줄기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이제 남은 것은 구미형 일자리 사업이 빠르게 안착되는 일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기업 투자에 어려움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자체는 LG화학 임직원들이 구미에서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교육, 문화, 교통 등 각종 기반시설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수도권에 근무하고 있는 임직원을 지방에 근무하도록 하면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이들이 원하는 것은 정주여건 조성이다. LG화학에서 가장 먼저 요구한 일이기도 하다. 장세용 구미시장도 기자간담회를 열고 "LG화학 근로자들이 근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회사와 주거지 부근의 좋은 정주여건, 교육환경, 문화복지를 충분히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미형 일자리’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구미는 물론 경북 전체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반듯한 정주여건 조성으로 LG화학과 구미시가 상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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