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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아직도 좌파 우파 타령할 때인가

기사승인 2019.06.10  20: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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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경진 한국U&L연구소장, 前 중등교장

   
과학기술의 시대가 출현하면서 마르크스의 사회주의 이론은 종말을 고하게 될 것이라는 석학 D. 벨의 ‘이데올로기의 종언’이라는 책이 발간된 지 벌써 60년이 지났다. 소련식 사회주의 체제의 몰락과 자유민주주의 승리를 통찰한 미국 정치학자 F.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언’이 발간된 지 30년이 지났다.

급진적 성향의 진보 세력을 좌파(左派), 온건적 성향의 보수 세력을 우파(右派)라 불리게 된 것은 18세기말 프랑스 혁명과정으로부터 시작했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회주의와 자유주의의 정치 세력 대결 구도에서 자유주의를 우측, 사회주의를 좌측으로 조작적으로 정의, 지금까지 인용되고 있고, 그 갈등이 아직까지 잔존하고 있다.

현재 자유시장경제 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선진국 유럽과 북미에서도 그 갈등과 논쟁은 잠들지 못하고 있다. 그 가운데 냉전시대의 부산물로 분단된 한반도의 남쪽에서는 해묵은 이념 논쟁으로 국가가 몸살을 앓고 있는 참으로 특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좌우의 갈등이 심화된 것은 자유시장경제의 성장 과정에서 나타난 불평등의 문제 해결을 위한 ‘복지정책’ 선택에 흐르고 있는 ‘기본사고의 틀’의 차이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복지 부분을 포함한 모든 공공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의 정책 선택에 있어서 지금처럼 뚜렷한 차이를 가진 적이 없었다.

21세기 한반도는 지구상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정치적·경제적 대립 구도 상황에 놓여 있다. 남쪽은 자유주의, 민주주의, 시장주의 정치·경제 체제를 선택해 기적적인 수준의 번영을 이룩했고, 북쪽은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사회주의, 전체주의, 1인 신격화 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초군사국가가 됐다.

1948년 정부수립 후 70년 동안 정치 이념과 체제의 차이가 경제력 규모에 있어서 76.5배의 차이를 가져왔다.

남북 모두 같은 역사와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으므로 통일을 지상 과제로 강조하고 있다는 접점이 있다. 그러나 그 통일에의 접근 방식이 너무도 다르다. 남측은 경제적 번영과 자유민주주의의 힘으로, 북측은 강력한 1인 권력과 핵무기를 바탕으로 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접근하려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지구상에서 가장 첨예하게 이념 대립으로 갈등하고 있는 나라다. 이러한 좌우의 대립은 정치가 존재하는 한 언제나 실존하는 현상이며 논쟁을 멈출 수 없는 성격의 것이고, 멈추어서도 안 된다.

특히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민주주의 정치 체제 하에서 이러한 논쟁과 갈등은 그 어느 나라도 예외가 될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어느 한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은 선에서 합의점(unity)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남북이 좌우로 갈라져 대립하고 있는 한반도 상황에서 많은 외국인은 남측은 당연히 우파적 사고가 득세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현실을 보게 되는 순간 고개를 갸우뚱하며 잘 납득이 가지 않는 모양이다. 한국인들이 좌파적으로 사고하는 정당을 선택한 것은 좌파적 가치를 더 좋아하기 때문이 아니라 보수 우파 세력의 무능함과 그들의 실정 탓으로 보아야 한다.

좌파는 다음과 같은 주요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자신을 좌파라 부르지 않는다. 극소수 극단주의자를 제외하면 빨갱이라 불리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빨갱이’라는 단어는 ‘빨치산 partizan’이라는 단어에서 유래했고 빨강색을 좋아하는 공산주의자들이 빨강 완장을 차고 활동한 것에 기인하며, 미국영화 다이앤 키튼 주연의 ‘REDS 빨갱이들’이란 영화를 통해 일반화된 용어이다.

둘째, 정부의 권력을 극대화하고, 세금을 늘여 정부 재정 지출을 확대하며, 세금형 일자리를 만드는 등 시장개입적 정부주도형 정책을 선호한다.

셋째, 스스로를 사회주의라 부르지 않고 민주주의라 부른다. 민주화, 진보, 미래, 평등, 공정성, 희망 등 아름다운 말들을 쏟아 낸다.

넷째, 복지 포퓰리즘 정책을 쏟아내면서 좌파 우파 따질 때가 지났다고 말한다. 이념 논쟁이며 색깔론이라 말한다. 세상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데 아직도 해묵은 좌·우파 타령인가 비난한다. 좌측에 있으면서 좌측이 아니라 정의라 말한다. 철지난 색깔론이라고 회피한다.

철저하게 진영 코드 인사를 하면서도 상대방의 비판에 대해 철지난 색깔론, 이념논쟁, 진영논리라고 오히려 역정을 낸다. 좌우 이념 논쟁을 싫어하고 색깔론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자들은 모두 가장 강한 이념 편향성에 경도되어 있는 자들 뿐이다.

다섯째, 좌파 우파를 말하고 이념 운운하는 순간 일반인들은 구시대적, 시대착오적이며 발전적이지 못한 사람 같고 고리타분한 사람으로 여긴다. 그런 느낌을 갖도록 한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 획득에 목숨을 건 전형적인 좌파들의 대중 선동 프레임이다.

공산주의의 실패를 잘 알고 있는 한국인들의 60% 이상은 기본적으로 보수의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그 보수 성향의 60% 사람들도 복지 포퓰리즘 정책을 좋아한다고 하니 너무도 순진(?)하다.

여섯째, 이들은 민주주의로 위장된 사회주의의 유혹에 빠져들게 한다. 소득주도성장이란 생산성을 고려하지 않는 임금 인상을 통해 경제 체질을 더 건강하게 만들고 모두 더불어 잘 사는 사회로 나가게 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 실패한 실험으로 검증된 것이다. 참으로 나라 경제가 무너지는 여부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끝으로, 그들은 포용적 성장, 보편적 복지, 세금형 일자리, 경제 민주화, 평등하고 차이가 없는 정의로운 사회를 외치며 배가 고픈 사람보다 배 아픈 사람들의 지지를 얻고자 마케팅한다.

그러나 정작 그들 지도자들은 대부분 편법적 투기로 재산을 증식하고, 반미반일 감정을 들추면서도 오히려 그들 자녀들은 미국과 일본에 유학시킨다. 마치 평등한 사회를 외치던 공산주의 체제에서 오히려 새로운 독재 권력 계층이 나타나게 되는 것과 같다. 그들 집권자들은 다수의 빈곤 속에 그들만의 풍요를 누리는 새로운 불평등 현상의 장본인이 된다. 이중성과 위선을 보이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사회주의를 싫어하는 시민이라면 맑은 정신으로 이성과 논리의 눈을 뜨고 정부의 정책들을 꼼꼼히 살펴야 할 때이다.

최영열 기자 cyy1810@hanmail.net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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