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내 음주반입, 음주상태에서 주요시설 조작

원전시설 내구성 저해 천공홀 방치, 안전불감증 도마 위에
법인카드 사용 남발
발전소 음주측정 결과 부적격자 현장 투입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일부 직원들이 음주상태에서 발전소 중요시설을 운전 조작해 물의를 빚는가 하면 원전 주요시설물의 내구성 저하에 영향을 주는 천공홀을 방치한 사실이 밝혀지는 등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음주상태에서 발전소설비를 운전 조작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나 안전의식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지만 감사 직후에도 일부 직원이 숙소내에 주류 반입을 시도하다 적발되는 등 원전시설이 안전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한수원 자체 음주측정결과 근무부적격자를 현장에 투입한 사실도 드러났으며, 일부 부서는 규정을 위반해 법인카드 사용을 남발한 사실도 적발되는 등 한수원 직원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고 있다.

감사원과 한수원 자체 감사에 따르면 발전소 운전원과 정비원 일부 직원들이 음주상태에서 발전소 중요설비 등을 운전 조작하고 정비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발전소 운전원과 정비원들이 운전 실수나 정비 소홀 등으로 인한 인적 오류를 일으킬 경우 안전에 상당한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고 감사원은 경고했다.

한수원 규정에는 발전팀장이 소속 운전원의 음주여부를 확인해 근무 부적격자에 대해서는 대체 근무 등 조치를 하도록 돼 있다.

감사원은 2011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혈중알코올 농도 0.05% 이상으로 경찰에 적발된 21명을 대상으로 발전소 운전업무 종사여부에 대한 조사 결과 이 중 3명이 짧게는 11분에서 8시간 내에 발전소에 출근해 업무에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월성원전 소속 J씨의 경우 사고 이후 출근해 안전차장의 음주측정에서 근무부적격 판정을 받았지만 터빈현장 운전원으로 근무한 것으로 밝혀졌다. 울진 한울원전 터빈차장 K씨는 운전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혈중농도 0.086%로 적발됐지만 같은 날 업무차장의 음주측정 없이 근무했다.

정비원의 경우도 안전불감증은 마찬가지였다. 경찰청 음주단속에 적발된 40명 가운데 3명이 음주상태에서 발전소 정비업무에 종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3사람 모두 한수원의 음주측정 등 통제를 거치지 않았다.

직원 숙소내에 주류를 버젓이 반입하다 적발되는 사례도 있어 경각심을 더해 주고 있다. L씨는 감사원 감사를 마친(2월2일)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5월1일 양주, 맥주, 소주 등의 주류를 다량으로 숙소내에 반입을 시도하다 한수원 자체 감사에서 적발됐다. L씨는 이전에도 음주운전과 무단 주류반입으로 적발돼 징계를 받은바 있다.

한수원 직원들이 법인카드 남발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모 부서의 경우 지난해 연말 직원과 가족 송년회를 하면서 189만원을 품의 없이 무단 지출했다가 한수원 자체 감사에 적발됐다.

50만원 이상을 법인카드로 사용할 경우 품의서를 제출해야 하는 규정을 피하기 위해 45만원, 48만원, 48만원 등 3차례에 나눠서 편법 사용한 것이다. 해당 부서는 또 부서 간담회를 한다면서 실제로 간담회는 하지 않고 인근 식당의 뷔페이용권을 편법으로 사용하다 적발됐다.

뿐만 아니라 천공홀을 방치해 안전불감증의 우려를 더하기도 했다. 한수원은 피동촉매형 수소 재결합기(이하 PAR)를 설치할 시 천공홀을 되메움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최근 관련자에 대한 인사 조치토록 했다.

천공홀 되메움 누락은 지난해 산자부 감사에서 89개소(19대)의 되메움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천공홀 문제는 지난 2016년 국회에서 문제 사실을 발표하고, 한수원이 같은 해 11월10일 230대의 앵커볼트형 PAR 설비 되메움 상태를 점검해 보수공사를 시행해 왔다.

한수원 측은 “천공홀문제는 철근이 부식환경에 노출돼 격납건물벽체 내구성 저하원인이 될 수 있는 주요작업임에도 불구 이를 누락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시인했다.

김인규·손주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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