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약진, 민심이반현상 대구, 경북 가운데 포항, 구미 이틸 가장 심해

박근혜 국정농단 이후 반성없는 자유한국당 “TK민심 돌아서”
미래 세대(19세 20~30대)의 새로운 정치욕망 거부, 소멸의 길
2014년 지방선거, 한국당 후보들 공천이 곧 당선…민주당 2명 포항시 의회 진출
제19대 대선, 문재인 후보, 효곡동 승리로 보수텃밭 허물기 기틀 마련
2018년 지방선거, 민주당 바람 광풍 “도·시의원 12명 배출”
지역정가, 철저한 반성과 개혁없이는 2020년 국회의원 선거 패배 우려도


경북 보수의 텃밭인 포항의 정치지형이 변화의 바람앞에 흔들리고 있다. 보수표의 이반현상은 대구, 경북 전체에서 나타났지만, 이 가운데 포항과 구미의 가장 심했다.

포항의 경우 전국을 강타한 북한평화변수가 많은 작용을 했지만 포항시장에 출마했던 허대만후보를 비롯한 진보진영의 약진이 번화를 주도했다고해도 과언은 아니다.

박근혜 국정농단으로 인한 보수에 대한 실망감에다 남북 평화 태풍이라는 돌발 변수까지 겹친 것이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TK지역은 선거 때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보수후보를 지지해 왔다. 하지만 한국정치사를 뒤흔든 박근혜 국정농단 이후 무한한 책임을 회피하고 개혁과 반성없는 자유한국당의 구태연한 정치가 TK지역 마저 등을 돌렸다.

본지는 경북보수의 심장 포항지역 정치지형을 2014년 지방선거 이후 각종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의 변화를 따라가 본다. (편집자 주)

▶ 2014년 전국동시 지방선거…민주당 김상민, 박희정 시의원 2명 배출

1995년 6월 27일 35여 년 만에 광역 및 기초단체장과 1991년에 이어 두 번째로 광역 및 기초의회의원 선거를 실시했다. TK지역은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진 시기다.

민주당은 후보자 배출에 어려움을 겪었고, 지원자도 없었다. 그러나, 1995년 지방선거 포항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민주당 박기환 씨가 당선돼 보수공략에 시동을 걸었지만, 풀뿌리 민주주의 상징인 기초, 광역 의원 당선자 배출에 실패하면서 진보는 더이상 성장하지 못했다.

포항지역의 민주당 기초의원 진출은 2014년 지방선거이다. 전 지역에서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후보들이 석권했지만, 포항시 ‘마’선거구(장량·환여)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김상민 후보가 당선돼 지역정가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 박승훈, 최상원, 김성조, 무소속 전세훈, 최동수, 김진율, 강영근, 엄정수 후보들 속에서 3124표로 3위를 차지해 새누리당 최상원 후보를 낙선시키고 의회에 입성했다.

또한 박희정 비례대표 후보(정당지지도 19.38%)가 포항시의회에 진출, 재선 발판을 마련했으며, 포항시 개원이래 최초로 민주당에서 2명의 시의원을 배출하게 된다.

2014년은 포항시장 이강덕, 광역의원(김희수, 박문하, 한창화, 장두욱, 이정호, 김종영, 장경식, 이상구) 기초의원 등 모든 지역구에서 자유한국당 후보가 1위를 차지해 전 지역이 빨강으로 뒤덮였다. 특히 광역의원은 공천이 곧 당선이었다.

당시 포항시의회 의석배분은 32명(비례대표 포함) 의원 중 자유한국당 27, 더불어 민주당 2, 무소속(박경렬, 복덕규, 이순동) 3명이었다.

▶ 제19대 대통령선거 문재인 후보 일부지역 강세 ‘보수표 이탈 시작’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치뤄진 대통령선거는 민주주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촛불민심이 반영된 선거로, 경북지역에도 의미있는 선거 결과가 나왔다.

포항지역은 문재인 후보 22.79%(73,437표), 홍준표 후보가 44.52%(143,457표)로 과반을 넘기지 못해 보수의 민심이반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문재인 후보가 20%를 상회하는 지지를 얻은 것에 눈여겨 볼만하다. 특히 포항 남구 효곡동은 경북에서 유일하게 홍준표 후보를 이겨 진보 텃밭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문재인 31.90%(5,729표), 홍준표 29.77%(5,346표)였다.

이외 몇 개 지역에서 포항시 평균 지지율을 넘기는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와 2018년 지방선거 민주당 바람은 예고된 것이었다. 남구 대이동 문재인 27,09%(3,203표), 홍준표 35.71%(4,221표), 연일읍 문재인 23.11%(4,151표), 홍준표 43.05%(7,732표), 오천읍 문재인 24,64%(6,919표), 홍준표 39.90%(11,201표), 제철동 문재인 27.89%(644표), 홍준표 35.33%(816표)을 기록했다.

또한 북구 양학동 문재인 23.81%(2,547표), 홍준표 41.83%(4,474표), 우창동 문재인 22.46%(3,479표), 홍준표 44.61%(6,909표), 장량동 문재인 26.75%(9,618표), 홍준표 36.97%(13,295표), 두호동 문재인 21.14%(2,716표), 홍준표 46.02%(5,912표), 환여동 문재인 27.83%(2,097표), 홍준표 37.61%(2,834표)였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 민주당 강풍을 이끈 지역으로 대통령 선거부터 보수표 이탈이 시작됐다는 의미로 분석할 수 있다.

▶ 2018년 6.13 지방선거…민주당 약진을 넘어 강풍

6.13지방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약진을 넘어 보수텃밭 포항을 강타했다. 대통령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이반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확연히 들어났다.

더불어민주당은 광역의원 2명, 포항시의원 10명(비례대표 2명)을 배출했다. 도지사, 시장 후보도 역대 최고의 선전으로 보수텃밭 허물기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오중기 경북도지사 후보는 포항지역에서 42.23%(106,975표)의 득표율을 기록해, 46.86%(118,715표)의 자유한국당 이철우 후보에 근접한 승부를 펼쳤다. 오 후보는 남구 오천읍(48.24%, 10,271표), 제철동(46.92%, 264표), 효곡동(53.40%, 7,785표), 대이동(49.31%, 4,493표), 북구 우창동(44.36%, 5,758표), 장량동(49.62%, 14,006표), 환여동(45.08%, 2,169표)에서 이철우 후보를 눌렀다.


허대만 포항시장 후보도 42.42%(108,127표)을 기록해, 자유한국당 이강덕 후보(50.05%, 127,592표)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허대만 후보는 오천읍(46.92%, 10,040표), 효곡동(52.91%, 7,745표), 대이동( 47.91%, 4,395표), 장량동(50.45%, 14,334표)에서 이강덕 후보를 눌렀다. 제철동, 양학동, 환여동 이강덕 후보와 초박빙 승부를 펼친 것으로 나타나 시내을 중심으로 공단인근 지역, 아파트 밀집지역 등이 더불어 민주당 바람의 진원지라는 분석이다.

특히 도·시의원 후보들은 오중기, 허대만 후보가 승리한 지역에서 대부분 당선돼 더불어 민주당 지지층이 견고해 졌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남구 효곡, 대이동에 출마해 당선된 김상헌 경북도의원 후보와 박희정 포항시의원 후보는 자유한국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눌렀다. 또 오천읍 등에 도의원에 도전한 이재도 후보도 관록의 자유한국당 이정호 후보를 초반 열세를 뒤집고 승리했다.

이외에도 박칠용(오천읍), 주해남(연일·상대·대송), 김만호(양학·용흥·우창), 김상민(장량), 허남도(동해, 해도) 이준형(구룡포·호미곶·장기)후보가 포항시의원에 당선됐다.

더불어 민주당의 정당지지도(도·시의원 비례대표)는 60년 보수텃밭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도의원 비례대표 더불어민주당 37.84%, 자유한국당 46.82%, 시의원 비례대표 더불어민주당 38.10%, 자유한국당 47.18%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보수당의 정당지지도 70%대는 옛 기억 속으로 사라졌다.

이번 선거는 사실상 더불어 민주당의 승리로 끝났다. 포항지역의 한 원로는 “이 같은 추세라면 2020년 국회의원 선거에 더불어민주당이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분위기다”면서 “자유한국당의 통철한 반성과 혁신이 없다면 보수텃밭인 포항도 국회의원 선거를 기점으로 완전히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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