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지사 선거 양상 안개속으로

   

경북도지사 선거양상이 급변하고 있다
남북화해무드로 보수표 이반
포항 등 동해안 지역일부 유권자, 고향후보 찍어 지역발전
이철우 후보 찍어 전국 유일한 보수 텃밭 지켜야


자유한국당의 보수텃밭으로 철옹성 같았던 경북도지사 선거가 이달 중순으로 지나면서 더불어 민주당 오중기 후보의 상승세가 예상을 뒤엎고 있다. 이철우 후보를 위협하는 상황으로 변한 것이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와 "그래도 다시 한 번"의 대결이 심상치 않다. "미워도 다시 한 번" 자유한국당 찍어 전국 유일의 보수텃밭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자유한국당 이철우 후보의 낙승이 예상됐던 경북도지사 선거양샹이 접전양상이 된 것은 무엇보다도 남북정상회담으로 인한 남북화해 분위기로 인한 보수표의 이탈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으로 인한 보수표의 이완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터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당은 대구경북지역 민심이반을 강타하고 있다.

전국적인 이슈로 등장한 남북화해무드가 대구·경북에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자유한국당의 기대를 허물기 시작한 것이다.

미풍으로 끝날지 아니면 태풍으로 작용해 사상초유의 진보출신 도지사가 등장할지 초미의 관심대상으로 등장한 것이다.

취소됐던 북미 정상회담이 번복돼 성공할 경우 경북도지사 선거에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경북지역 유권자의 표심이반을 불러올지, 이철우 후보와 오중기 후보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영남일보와 대구 CBS의 경북도지사 연론조사결과 자유한국당 이철우 후보가 36.5% 지지율을 기록해 27.6%의 더불어민주당 오중기 후보를 8.9%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결과에 보듯이 30%에 이르는 부동층이 향배다. 더불어 민주당측은 상당수를 자유한국당 후보 지지표로 보고 있다.

이철우 후보는 경북 대부분 지역에서는 오 후보를 앞섰지만 포항, 영덕, 울진, 울릉 등 동해안지역에서는 밀렸다. 포항이 오중기 후보의 고향이라는 홈드라운드 이점이 작용한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보수표의 이반현상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중기 후보는 경북도지사와 국회의원선거 등 여러 차례 출마한 적이 있지만 고향의 홈그라운드 이점을 살린 적이 없다.

이같은 민심기류에 이철우 후보측은 당혹해 하고 있다. 당선을 낙관했던 선거에서 위기감이 팽배해지자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4일 포항 죽도시장 어판장에서 생선을 사려고 기다리는 손님들에게 6.13 지방선거 도지사 선거에 대해 누구를 지지하는냐를 물어봤다. 곧바로 상반된 반응이 이어졌다.

경북지역 전체로 보면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며 한국당 이철우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았다.

반면 보수층에서 문재인 지지로 돌아선 유권자들은 남북화해정책 성공을 위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게 감지되고 있다. 보수유권자 이반현상도 감지되고 있다.

포항지역 유권자 중에는 더불어민주당 오중기 후보를 밀어야 한다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연령과 관계없이 고향사람을 밀어야 한다는 기류도 있다. 보수를 자처하는 연령층 가운데서도 "지난 24년 구미 등 타지역에 도지사 배출을 허용하는 바람에 지역발전이 퇴보했다"며 고향출신인 오중기 후보를 밀어야 한다는 분위기도 눈에 띄었다.

포항시 효곡동에 거주하는 이재호(52)씨는 “보통 선거에서 당을 보고 뽑는다”며 “경상북도에서는 아무래도 보수적이라 자유한국당 이철우를 지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훈식(55)씨는 “자꾸 북한에 속으면 안 된다. 북한은 지난 2008년에도 냉각탑 폭파로 우리를 기만한 적 있다”며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가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CVID)’의 단초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반면 백준우(35)씨는 “경북에서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의 격차가 이렇게 좁기는 처음 아니냐. 이제 정국이 변할 때가 됐다”며“북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시사하고 비핵화를 다루는 남북정상회담 등을 보면 안보를 지키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이 아니냐”고 반박했다.

음료가게를 운영 중인 김미숙(42)씨는 “자유한국당은 선제타격, 핵 무장을 거리낌없이 주장하며 대화없는 제재 정책을 끝까지 유지하며 코리아패싱 등 거짓 논리를 내세워 문재인 정부의 대화-제재 병행 정책을 공격했다”며 “이명박·박근혜 때 당했기 때문에 이제는 정당을 바꿔야 할 때”라고 했다.

신운식(63)씨는 "구미출신 김관용 지사가 12년을 하면서 포항을 위해서 한 것은 없는데 이번에 또 다시 김천출신 후보를 찍을 수 없다"며 오중기 후보를 지지했다.

안동에서 과수원을 하고 있는 조규식(65)씨는 "북부권 분위기는 김광림 의원과 예비경선을 치렀던 탓으로 이철우 후보에 대한 지지가 약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지고 있다"고 말하고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며 이철우 후보 지지를 보였다.

사회단체 대표인 권인식(48)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으로 자유한국당에 크게 실망했으며 남북화해 등 문재인 정부가 잘하는 것 같아 오중기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했다.

경북도지사 선거가 접전양상으로 보이면서 시장, 군수 등 기초단체장 후보와 광역, 기초단체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자유한국당은 위기감과 함께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