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즈 환자(PG). /연합
5명의 남성에게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고의로 퍼트린 영국인 남성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영국 법원은 18일(현지시간) 대릴 로라는 남성에게 중상해죄라는 5개의 동일한 죄목을 적용해 이러한 선고를 내렸다고 워싱턴포스트와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보도했다.

로는 2015년 HIV에 걸린 뒤 치료나 의사의 권고를 무시하고 동성애자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남성을 상대로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 섹스 행각을 강행했다.

특히 상대가 그러한 섹스를 거부하면 콘돔 끝 부분을 몰래 찢기도 했다.

로는 또 관계를 가졌던 다수의 상대에게 경악할만한 문자 메시지를 놀림 삼아 보냈다.

로는 한 남성에게 "아마도 너는 그 병에 걸렸을 거야…나 HIV 가지고 있거든. 웁스(whoops)!"라는 문자를 보냈다. 또다른 상대에게는 "내가 콘돔을 찢었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로가 보낸 문자 메시지를 검사가 배심원들에게 읽어주는 동안 로는 무덤덤한 표정이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로와 관계를 해 HIV에 걸린 한 남성은 법정 진술에서 자신이 어릴 때 부모들이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으로 사망한 뒤 이 병에 걸리지 않으려고 모든 노력을 기울였으나 허사가 됐다고 한탄했다.

이 남성은 "대릴 로가 내 권리를 빼앗아갔다. 감염된 사실을 안 순간부터 나의 한 부분은 이미 죽었다"며 "로가 한 짓 때문에 난 절망적"이라고 울먹였다.

로와 그의 변호인은 선고에 앞서 에이즈가 더는 손을 쓸수 없는 질환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에이즈에 대한 오명을 강화하는 선고를 내리지 말아 달라고 재 요청하기도 했다.

영국국립에이즈트러스트의 데보라 골드 사무총장은 "HIV에 걸린 10만명의 영국인의 대부분은 전염을 막기 위해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며 "로의 경우는 아주 예외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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