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문 한동대 교수

얼마 전 국가에서 중앙동일대를 도시재생시범구역으로 지정했다. 그래서 열흘 전 그 계획을 점검하기 위한 시민공청회가 열렸었다. 지난 몇 년 동안 이를 준비하기 위해서 포항시 담당부서와 용역기관들이 많은 애를 썼었다. 필자도 이러한 지역사업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자주 자문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이날은 토론좌장을 맡았었다.

도시재생은 쇠퇴한 구도심을 공공성과 수익성이 조화를 이룬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되도록 하기 위해서 진행하는 사업인데, 이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 도시들의 화두가 되어 있다. 이를 위해 지역역량강화, 혁신적 신기능 도입, 새로운 시각의 지역자원 활용 등을 통해서 경제, 사회, 물리환경 등을 활성화하여 ‘도시경쟁력 제고’ 및 ‘저소득층을 포함한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속가능한 도시공간을 창조함’이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도시재생은 몇 가지로 유형이 나뉘어져 진행되고 있다. 소규모의 경우 우리 동네 살리기, 주거 지원형, 그리고 일반근린형이 있고, 중대규모의 경우 중심시가지형과 경제기반형이 있다. 이번 중앙동 도시재생사업은 중심시가지형에 해당된다. 이곳을 포함한 도심지역은 과거 50~100년에 이르는 포항 중심지로서의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도시가 외곽으로 발전하고 시청마저 다른 곳으로 옮겨가서 거주인구가 감소하고 상업과 업무활동이 크게 위축된 곳이다.

포항은 철강산업 경쟁력약화와 산업다양화 및 활성화의 어려움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작년 11월 15일의 대지진으로 이재민이 발생하고 더욱 심각한 경제·사회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중앙동도시재생사업은 지진 진앙지의 흥해도시재생사업과 더불어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혁신적으로 타파하기 위한 좋은 기회이다. 이를 통해 도시기반시설향상, 경제산업혁신, 고용증진, 포항도심 활성화 및 브랜드화 등 큰 파급효과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

포항은 포항권 및 동해안권의 중심도시이다. 또한 환동해권 중심도시 및 북극항로 전진기지로서의 비전을 품고 있다. 여기에 포항은 포스텍의 R&D, 한동대의 글로벌 네트워킹, 포스코를 위시한 철강산업, 영일만항·포스코항·동빈내항의 기능 등이 다른 도시들과 크게 차별화됨이 사실이라서 제4차산업혁명을 맞이하여 국가발전전략의 큰 축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포항의 자산들이 잘 활용되면서, 중심지기능이 더욱 강화되어야 하고, 기존 개발계획들과 연계 하에 이 같은 도시재생사업들이 잘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포항시는 동빈내항 인근 낙후지역 활성화를 위해 이 지구 일부를 ‘도시재생경제기반형’으로 지정받기를 원하고 있다. 이곳은 과거 동해안 물류중심항이자 어항인 포항항의 일부였으나 지금은 조선소, 저유소, 모래저장소가 있는 낙후된 항만·산업지구이다. 이 낙후지구개발이 제대로 수행된다면 주변 낙후도심들도 연계 하에 힘을 얻을 것이며, 포항권 전역이 경제·사회파급효과를 누리게 될 것이다. 물론 이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제2차 항만재개발계획, 중앙동도시재생, 죽도시장활성화, 송도주거재정비, 국도20호선 교량 등이 이 사업과 연계 하에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조선소와 주변의 선박부품공장들도 요트산업 등 새로운 산업으로의 변신이 필요할 것이다.

포항의 원도심지역은 중앙동을 포함한 오거리, 육거리 및 죽도시장을 포함하는 넓은 지역인데, 동빈내항지구는 이 도심지역과 인접해 있으며, 세계적으로 도시재생의 큰 성공요소인 해변개발지로서 본 사업만이 아니라 인근 연계된 사업들의 성공을 이끌 수 있는 강점들을 지닌 곳이라고 본다. 이 지구에는 테마파크, 비즈니스 센터, 첨단R&D센터, 음악당 등 문화예술, 그리고 주거기능이 자리 잡을 수 있다. 이러한 기능들을 바탕으로 성공을 보여주는 예는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 오사카 수변비즈니스센터,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등 많다.

이 사업지구의 약점은 포항이 수도권에서 먼 중소지방도시이므로 민간투자유치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무엇을 성공적 요소로 볼 것이냐’에 대한 격론이 있을 수 있지만, 경제기반형의 성공을 위해서는 혁신적 사업성 제고방안들이 추진되어야 할 것인데, 이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 전략 하에 편리한 도시인프라 제공과 파격적인 재정적·법적·제도적 인센티브 제공이라고 본다. 이를 통해 관광산업유치, ICT, Bio, 소재산업 등 앵커산업유치 및 창업플랫폼제공, 창업마인드를 지닌 젊은 학생 및 졸업생 유치 및 코워킹스페이스 제공 등에 힘써야 할 것이다. 또한 포스코·포스텍·한동대의 R&D 및 국제네트워크 활용, 포항테크노파크, 대학창업보육센터 등의 적극적 협조가 필요할 것이다.

포항은 인구규모에 비해 모든 기능이 활발한데 그 이유는 수차 언급한 것처럼 차별화된 지정학적, 경제·산업적, 그리고 문화·교육적 기능들 때문이다. 물론 이는 포항의 기능이 인구규모만으로 취급되어 저평가 되어서는 않됨을 나타내기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도시재생사업들도 포항의 이러한 차별화된 자산들을 바탕으로 강력한 관산학연 협력리더쉽 하에 민간투자를 유치하며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음을 정부에 강력 건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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