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연말 이웃돕기 창구가 개설되고 어려운 가정을 돌보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11월 중순인데도 추위가 느껴진다. 우리 주위에는 눈에 띄지 않는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국가의 기초수급을 받지 못하고, 연료비가 없어 냉방에서 추운 겨울을 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얼마나 힘들까 염려가 된다.

세상에서 가장 서러운 것은 춥고 배고픈 설움이다. 실직자와 노숙자는 물론 독거노인과 저소득층 등 어려운 사람들은 따뜻한 온기를 간절히 원한다. 곧 닥칠 겨울을 이겨내도록 주위의 도움과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가난 때문에 부모의 사랑을 받아야 할 10대 소년 소녀들이 거리를 방황하거나 집단시설 등에서 부모를 애타게 그리며 생활하고 있는 어린이를 생각할 때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겨울이 되고 연말이 될 때마다 도심 번화가에는 각종 종교단체와 자선단체들의 불우이웃돕기 행사 및 사랑의 열매달기 모금활동이 펼쳐진다. 그런 가운데 일부 사람들은 연말연시로 망년회, 송년회로 분주하게 다니면서 각종 모임에는 흥청망청 돈을 뿌리고 다니지만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애써 외면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각박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십시일반이란 말이 있듯이 작은 정성이라도 이웃돕기모금에 동참한다면 어려운 계층들이 춥고 긴 겨울을 나는데 한결 쉬워질 것이다. 어려운 이웃에 사랑을 전하고, 따뜻한 격려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다정한 말 한마디가 큰 위로가 될 것이다.

또 지치고 힘든 사람에게는 편하게 기댈 수 있는 어깨를 대주고, 칭찬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정말 내 일처럼 함께 기뻐하고, 찬사를 보내 이 추운 한기를 훈훈하고 포근하게 데우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유익한 손해는 알게 모르게 다시 이익으로 환원 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작은 나눔을 통해 받는 행복과 즐거움 보다 몇 배가 크다는 뜻이 함축돼 있다.

참된 봉사자들은 얼마 있지 않으면 찬바람이 부는 거리에 나와 많은 인파들 속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자선냄비의 종소릴 울리며 서서 춥고 배고픈 이들을 올 겨울도 무사히 보낼 수 있게 해달라고 도움을 요청할 것이다.

한 동안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수년간 비리·부정을 저질러온 것이 감사를 통해 드러난 후 성금모금 운영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다. 그리고 국민들의 모금이 잠시 줄었지만, 여전히 소시민들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관심을 가지고 동참했다.

작년에는 일부 부유한 사람들의 기부보다는 같은 처지의 어려운 사람들이 더 많이 모금에 참여했다. 나름대로 다 사는 게 팍팍하고 어렵지만 힘든 이웃에게 관심을 갖고 보살피는 역지사지의 정신이 힘든 겨울나기를 하는 힘든 이웃들에게 희망의 난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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