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탄소시장 점유율 일본 45%, 미국 24%, 중국 11%, 독일 7.2%, 한국 3.4%에 그쳐

경북과 함께 전북도 탄소산업 육성 사활건다
미래 100년 먹거리 탄소 산업 육성 산자부 전담부서 없는 곁다리 신세  


경북도와 구미시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2017 국제 탄소산업포럼'을 14일 구미코에서 열었다.

2017 국제탄소산업포럼은 세계적인 탄소산업 클러스터인 독일의 CFK 밸리, 독일의 MAI 카본 및 탄소복합재 분야 최고의 연구소인 영국의 AMRC가 참여해 국제사회에서 경북 탄소산업의 위상을 보여줬다.

이날 개막식에는 김관용 경북도지사, 남유진 구미시장, 최영조 경산시장, 장석춘 국회의원, 이영관 도레이 첨단소재 회장을 비롯한 국내외 산·학·연·관 관계자 등 1천여 명이 참석해 경북의 탄소산업 육성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구미 탄소산업클러스터 조성사업은 2021년까지 714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구미·경산·전북에 탄소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으로, 11개 연구개발 과제 수행에 필요한 장비 구축사업도 포함돼 있다. 2018~2022년 5년간 추진하는 탄소 성형부품 설계해석 및 상용화 기반구축 사업은 총 487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특히 2018년도 정부 예산안에 탄소산업클러스터 조성사업의 기술개발 및 장비구축 사업비 49억원과 신규 사업인 탄소 성형부품 설계 해석 및 상용화 기반구축 사업비 5억3천400만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에 구미산단에는 탄소 성형부품 상용화 인증센터, 경산에는 탄소복합 설계해석센터가 조성된다. 탄소 성형부품 상용화 인증센터는 259억 원을 투입해 부지 6천612㎡에 지상 1~4층 규모로 2019년까지 조성된다. 이곳에서는 탄소 성형부품 인증, 시험생산 지원, 탄소소재 핵심부품 상용화 지원, 기술정보 수집 등의 역할을 한다.
 
◇미래 신소재로 주목받는 탄소 산업 전북도 눈독 들인다
인류는 가볍고 튼튼한 소재를 갈망해 연구 노력해 왔다. 그 결과 탄소산업이 결실을 보고 있다.

탄소소재는 강철 대비 1/5 정도로 가볍지만 강도는 10배 정도 강해 이런 특성상 건축, 토목, 자동차, 우주항공, 조선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생활 소재로는 골프채, 테니스라켓, 자전거프레임 등 과 열에 강해 경주용 자동차나 비행기 바퀴 브레이크에 사용되고 있어 꿈의 소재로도 불린다.

따라서 철이 차지했던 자리를 앞으로는 탄소섬유가 대체할 것이고 철이 하지 못했던 일까지 한다면 경제적 효과가 우리의 예상을 훨씬 뛰어 넘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경북도와 구미시 전북도와 전주시는 탄소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주는 전주시 팔복동에 친환경단지와 완주 과학산업단지에 550만7천㎡ 규모로 탄소단지를 조성한다.

2010년 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고 2011년부터 2015년까지 1천991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국책 사업으로 추진돼 2014년에는 탄소 밸리 사업 예산 330억원을 확보했다.

또한, 탄소산업 토론회도 활발히 개최하고 탄소관련 연구소인 한국 탐소융합기술원과 탄소산업연구 조합도 설립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전북에 2개 있는 탄소관련 연구소가 경북에는 없다.

토론회에서는 다른 지역 특화사업과 연계해 아직 수요가 많지 않은 탄소소재의 수요증대와 공급초과상태인 탄소소재산업의 수요촉진대책과 기술개발 지원 증대 등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또한, 탄소산업 페스티벌도 개최해 효성, GS칼텍스, OCI 등 11개 기업과 전북TP, KIST 복합소재기술연구소 등이 자사의 제품을 전시하고 홍보하는 탄소부품소재산업전도 열었다. 
 
한국 탄소융합기술원은 전주시, 효성과 함께 2011년 국내 최초로 중성능급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효성은 전주 친환경 복합산업단지에 연산 2,000t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건립했다.

◇정부 전담부서 하나 없는 우리나라 탄소산업 아직 곁다리 신세
탄소산업은 미래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다. 일본, 미국 등 선진국들이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뒤늦게 탄소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 분야에 뛰어들었지만 역사는 짧다. 경북과 전북이 탄소산업 대열에 뛰어들어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데 탄소산업의 중요성에도 관련 부처인 산자부 내에는 이 업무를 다룰 전담부서 하나 없다고 한다. 철강화학과와 섬유세라믹과에서 주무관급(6~7급)이 담당하고 있는 정도다. 이를테면 철강화학과에서는 탄소섬유를 제외한 탄소소재 업무를 총괄하고 있고, 탄소섬유 업무는 섬유세라믹과에 업무 분담돼 있다.

부서 명칭에서 보듯 탄소산업은 철강이나 화학, 섬유 등 다른 산업 분야에 끼여 중요성이나 존재감도 없이 다뤄지고 있다. 탄소 업무는 담당부서의 주요 업무 ‘곁다리’에 그치고 있다는 얘기 밖에 안 된다.
 
이는 탄소산업 메카로 발돋움하는 경북과 전북의 책임도 적지 않다.

이유는 새 정부 조직개편 때 문제를 제기해 관철하는 노력을 해야 했는데도 방기했기 때문이다.

특히 탄소산업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새 정부 100대 국정과제 세부계획에 포함돼 있다. 경북과 전북은 10여 년 전부터 국가 100년 먹거리 산업 기치를 내걸고 탄소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해 왔다.

실례로 정부의 ‘탄소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지난해 제정돼 이와 관련된 종합계획 수립과 탄소산업 실태조사 및 통계 작성 등이 시급하고, 나아가 일본 미국 등 탄소 선진국들의 동향 파악과 세계시장의 흐름을 꿰뚫고 대안을 마련하는 일 등도 절실한 현안이다.

하지만 아직도 산자부가 손을 놓고 있다, 이는 전담부서가 없으니 탄소산업의 중장기 로드맵을 만들기도 어렵고 실제 현장에서 추진되고 있는 탄소산업클러스터 조성, 탄소산업진흥원 설립 등 대형 프로젝트 추진도 더딜 수밖에 없어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탄소산업 선진국에 비해 걸음마 단계  
경북과 전북이 탄소산업 육성사업으로 국가 100년 먹거리란 기치를 내걸고 있지만 아직까지 탄소산업은 정부에서 찬밥신세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채택하고 새 정부 100대 국정과제 세부계획에 포함됐지만, 정작 담당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는 탄소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전담부서 없이 이원화된 체계로 운영하고 있어 탄소관련 대형프로젝트 등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와 달리 세계 각국은 탄소산업육성에 전담부서까지 만들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그 결과 탄소산업 세계시장 점유율은 일본이 선두로 45%, 미국 24%, 중국 11%, 독일 7.2%인데 비해 한국은 3.4%에 불과해 조속한 시일 내 정부 차원의 지원과 관심이 절실하다.

하지만 산자부는 국내 소재산업 중 탄소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 수준이라는 이유를 들어 전담부서 신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전담부서 없이 이원화된 체계로는 탄소산업을 육성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산자부는 지난해 제정된 ‘탄소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에 따라 탄소산업발전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탄소산업에 대한 실태조사를 해 관련 통계를 마련해야 하지만 손을 놓고 있다. 전담부서가 없으니 중장기 로드맵을 만들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에 따라 탄소산업 전문가들은 산업통상자원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개정을 통해 탄소산업 전담부서를 새로 설치하거나 탄소산업 전담 TF팀을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정동철 한국탄소융합기술원장은 “초기단계인 탄소산업이 탄력을 받고 중장기 로드맵 마련, 대형 프로젝트 발굴 추진 등으로 이어지려면 전담부서 마련이 시급하다”며 “실제 산자부도 전담과가 생겨야 관심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나날이 발전하는 탄소섬유 산업, 그러나 뒷짐 지는 산자부
최근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은 탄소섬유 생산원가를 30% 절감하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신기술 개발에는 한국탄소융합기술원 국제탄소연구소가 미국 텍사스 주립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기존 습식(용액)공정으로 제조해온 탄소섬유용 폴리아크릴로니트릴(PAN) 프리커서 섬유 제조방식을 용융공정으로 대체하는 원천기술을 개발이다.

그동안 탄소섬유는 원소재인 PAN이 가지는 고유한 특성 때문에 프리커서(탄소섬유 원사) 제조까지 3단계 습식공정으로 제조해왔으나, 새로 개발한 용융공정으로 대체하면 2단계로 축소돼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

프리커서는 통상 탄소섬유 총 제조비용의 51%가량 차지하고 있는데, 이를 신기술로 대체하면 생산 원가를 30% 이상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고 PAN 프리커서 용융방사 방식은 별도의 용매를 사용하지 않아 습식공정보다 친환경 제조 공법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신기술은 양측이 연구협력 업무협약을 맺고 공동연구에 돌입한 지 6년 만에 이뤄낸 성과로 앞으로 국제 탄소연구소는 앞으로 저가형 범용 탄소섬유 상용화의 길을 열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하게 됐다.

연구소는 탄소섬유 가격을 낮추고자 기존의 탄소섬유용 프리커서에 비해 저가인 텍스타일 팬(Textile PAN), 리그닌(Lignin), 폴리올레핀(Polyolefin) 등을 이용해 원가를 낮추는 게 핵심이지만, 아직 기초단계에 머물러 있어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입장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탄소섬유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 개발을 선점하면 대한민국이 세계 탄소섬유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탄소 산업 클러스트 조성 사업 언제 활성화 되나, 시민들 답답

구미시는 14일 탄소포럼과 함께 세 번째 개최했다. 포럼에는 국내외 관련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과 3개 분야 12개 기관 및 기업이 경북 탄소산업의 육성 발전, 해외연구소설립 및 인력양성, 탄소복합재 연구개발을 위해 도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포럼의 가장 큰 특징은 경북도 탄소산업이 국제적 공조를 통해 세계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포럼은 ▲독일 CFK 밸리 한국사무소개소식 ▲영국의 AMRC와 도와의 업무협약(MOU) 체결 ▲AMRC World -Class 거점 연구소 설립 ▲탄소산업의 인더스트리4.0 기술 공동 연구 ▲탄소복합재의 설계·해석 인력양성 교육 프로그램 공동 운영 등에 합의했다.

포럼 개최와 함께 구미 5단지에 들어선 도레이는 탄소섬유 개발 설비를 추가 도입해 2019년 초 가동을 시작해 세계 최고 수준 고강도 원사를 개발 판매할 예정이다.

도레이(주)는 일본 에히메현에 있는 탄소섬유 주요 연구·개발·생산 공장 내에 신설 건물을 설치하고 2019년 초부터 가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투자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도레이는 T800S의 차세대 급 창출과 함께 T1100G (강도 7GPa)까지 고강도화 된 세계 최고 강도의 원사 개발 및 혁신적인 생산성 향상 기술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으로 기존에 활용되던 분야의 항공기, 자동차, 압력용기, 풍력·수소에너지 관련을 중심으로 산업용도를 더욱 넓히고 고부가가치 제품의 시장 확대를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도레이는 신규 기술개발에 나서 생산을 시작할 경우 구미 5단지 내 도레이공장도 제품생산에 나설 것으로 전망돼 구미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지 구미시민들이 기대하고 있다.

특히 도레이는 지난 4월부터 시작한 새로운 중기 경영 과제 프로젝트 AP-G 2019 에서 복합재료사업의 중요한 과제로 ‘토레카 사업의 시장 확대’를 내걸고 있다.

그러나 아직 포럼개최 외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경북도가 전북보다 탄소산업 분야에서 뒤처지지 않을까 시·도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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