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진 남부본부장

▲ 이명진 남부본부장
풀뿌리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우며, 출범한 시·군·구의회 민주주의는 흔히들 ‘대의정치’라고 한다. 대의정치란 국가의 주인인 국민을 대신해 일할 공복을 선거라는 제도를 통해 선발하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장, 시·도의원을 비롯한 공무원 등 모두가 국민들의 세금으로 살아가는 공복인 것이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국민의 의사를 대변해야 할 공복들이 국민위에 군림하고 국민의견은 무시하며,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서슴없이 불법을 저지르는 어이없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초기 시의원들은 국민과 시민들에게 봉사한다는 명목으로 무보수로 시민의 불편사항과 가려운 곳을 정확하게 짚어주며, 봉사하는 자세로 임했지만 언제부터인가 본인들의 활동비를 책정하고, 봉사보다는 품위유지와 재산축적을 위해 각종 이권에 뛰어드는 불나방(의원)들이 넘쳐나는 것 같다. 국민은 이들에게 피 같은 세금으로 활동비를 지원한다.

이러한데 경주시의원 8명이 강수량 19㎜의 극심한 가뭄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이 물을 찾기 위해 관정 예산을 신청했을 땐 예산이 없다라며, 망설이던 때와는 다르게 정작 본인들의 관광성 외유에는 1인당 240여만원씩 총 예산 1천968만원의 거금을 들여 관광성 외유를 떠난 것.

이들은 시정발전의 대안모색과 의정활동에 반영하겠다는 당초 해외연수 계획과는 달리 대부분의 일정이 관광(인도 델리, 갠지즈강 일출, 카츄라호, 시크리섬 등)일정으로 짜여져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또, 이들이 연수라는 명목으로 떠난 인도는 고대 인더스 문명의 발상지이자 역사적인 무역로여서 이들에게는 관광하기에 딱 좋은 조건을 가졌다고 생각된다.

비단 외유에 나선 의원들 외에도 수 명의 시의원들의 일탈 행위에 지진에 놀라고, 가뭄과 폭염에 지쳐 있는 시민들의 화를 돋우어 더 힘들게 만들고 있다.

모 의원은 차명으로 현곡면 소재 대규모 아파트 현장 주변에 알박기(?) 형식의 땅을 구입해 수억원의 차익을 남기는 등 비리를 저질러 주위의 눈총을 사고 있다.

그는 현직 시의원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관내 각종 정보를 취득하고, 이를 주변의 재력가인 지인들을 참여시켜 매입하면서 정작 본인은 한푼의 자금을 투입하지 않은 채 수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모 위원장은 의회 회기 중에 오후 일정을 다 소화하지 않은 채 지인들과 골프회동에 이어 2차 술자리를 가지기도 했으며, 또, 부의장은 행정사무감사 기간 중 피감기관으로부터 술과 음식 접대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피감기관에 대한 ‘갑질’ 논란이 일었다.

특히, 이날 부서 여직원 중 일부는 퇴근 시간 이후 선약을 취소한 채 불려나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집행부의 예산을 좌지우지하는 의회와 상관의 참석 지시에 어깃장을 놓을 수도 없고 해서 ‘억지 춘향이’ 격으로 동원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 속에 여성 공무원 사이에서 ‘해도 너무한다’는 원성이 새어나오고 있다.

또, 이들 뿐일까? 일부 의원들은 개발지역이 아닌 곳의 산림지나 밭을 구입해 개발 허가를 취득해 주택이나 펜션을 지어 소득을 배가하는 등 각종 이권에 손을 댄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이렇듯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시의원을 누군들 안하고 싶을까? 과연 이러한 행태의 시군구의회가 현실적으로 필요한지는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하지 않을까? 만약 계속 존재해야 한다면 대안이 무엇일지 정부와 국회는 국민투표를 통해서라도 논의의 장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기자가 만난 많은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직업이 없는 인사들의 직업을 만들어 주고, 공무원들을 옥 죌 수 있는 행정감사를 통해 예·결산을 좌지우지하고, 각종 인사에도 직·간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엄청난 권력을 안겨줌으로 해서 시민들이 해결할 수 없는 일을 해결해 줌으로서, 각종이권 개입이 가능한 의원들을 신종 직업인 ‘해결사’”로 비유했다.

이러한 비리의원들을 정리할 방법은 주민의 대표성을 가진 봉사자나 청렴한 인격을 갖춘 인사를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옹립해 내 권리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위기의 시대에 부디 자신의 옷이 아니라고 표현하는 청렴 인사들이 과감히 나서야는 하는 때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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