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태 정책팀장·국장

아이들은 누구나 숙제를 싫어한다. 공부보다도 놀기를 좋아하는 것이 아이들의 마음인 것이다. 과거에는 아이들의 심리를 억압하는 것이 교육인줄 알았다. 공부시간에 하품을 하거나 몸을 꿈틀대거나 자세가 불량해도 벌을 세웠다. 체육이나 음악 시간에도 엄격하게 수업을 배웠다.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 비교육적인 방식이라는 비판을 받기 시작했다. 아이의 본성을 모르고 어른의 사고대로 교육을 시킨다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며, 애들의 교육은 자유롭게 노는 놀이 그 자체가 교육이라는 인식으로 바뀌었다.

선생들은 아이들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생각하고, 아이들을 자유롭게 공부시키다 보니 종래의 도덕교육은 구닥다리로 폄하되었으며, 선생의 훈계는 도덕을 강요하는 것으로 치부되고 부자연스러운 것이 되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거나 스승의 은혜는 하늘과 같아서라는 노랫말처럼 한때 스승의 권위가 절대적으로 존중 받았던 시절이 있었다.

이후 학생인권을 위한 체벌금지의 주장과 교권을 지키기 위해 어느 정도의 체벌을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대립하다가 이제는 교사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고 교권은 실추됐다. 아이들이 바르게 자라도록 따끔한 충고나 사랑의 매는 학부모들이나 학생들에게 욕을 얻어먹거나 심지어는 폭력을 당하는 사태에 까지 이르렀다. 오늘날의 교권은 완전히 붕괴되어 버렸다.

교사와 학생 간 신뢰와 애정이 옅어지고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마음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일선학교에서 심각하게 발생되고 있는 교권침해를 보호하기 위한 토대가 법으로 마련돼 가고 있다. 교권보호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을 통과시켰으며, 교원 예우에 관한 규정의 개정에 따라 교권침해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교권침해 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도 규칙 제정에 한몫 했다고 한다. 교권침해로 심리적, 육체적으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는 피해 교원은 별도의 상담 및 치료가 가능해졌으며, 피해 교원이 원할 경우 의사 진단서 등 증빙 서류를 갖춰 전보를 요구하면 우선 발령할 수 있게 되었다.

교사들은 추락한 교권과 학생 생활지도로 고통을 받고 있는 교사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하나의 방편이 마련됐지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교권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의 전제가 되는 것으로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고 교사가 정상적인 수업과 학생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규칙을 마련됐지만 학생, 학부모, 교사 등 교육주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사회전체가 교권을 바로 세우려는 공동의 노력이 요구된다.

나무에 가위질을 하는 것은 나무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땅에 떨어진 교사의 권위를 다시 회복해 일그러진 교육현장은 바로 세워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권 보호를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들이 지속적으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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