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아닌 40대 한국인

경찰이 경북 경산에서 발생한 농협 권총강도 용의자를 22일 붙잡았다.
경산경찰서는 이날 오후 6시 47분께 충북 단양에 있는 한 대형 숙박시설 주차장에서 농협에 침입해 강도를 벌인 혐의(특수강도)로 김모(43)씨를 검거했다.
용의자는 애초 유력하게 거론된 외국인이 아니라 한국인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사건 현장 폐쇄회로(CC)TV 분석으로 자전거를 싣고 이동하는 화물차를 발견해 추적한 끝에 김씨를 붙잡았다.
◇ 4분 만에 범행 끝
용의자는 지난 20일 오전 11시 55분에 경산시 남산면에 있는 자인농협 하남지점에 침입해 돈을 빼앗아 11시 59분에 밖으로 나갔다.
당시 농협 안에는 남자 직원 1명과 여자 직원 2명만 있었고 손님은 없었다.
한 직원은 강도가 침입하자 오전 11시 56분에 경비업체에 연결된 비상벨을 눌렀다.
경찰은 경비업체 신고를 받고서 오전 11시 57분에 지령을 내렸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낮 12시 4분이었다.
용의자는 방한 마스크를 하고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침입해 권총으로 직원을 위협한 뒤 현금 1천563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남자 직원과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권총 1발을 발사했다. 사람 쪽으로 쏘지 않아 다친 사람은 없었다.
탄피 번호를 조사한 결과 1943년 미국에서 생산한 실탄으로 드러났다.
그는 농협에 들어갔을 때 "담아"란 말만 서너 번 외쳤고 "핸드폰"이나 "(금고)안에" 등 간단한 단어나 단문만 외쳤다.
농협 직원들은 용의자가 몸짓을 많이 썼다고 진술했다.
◇ 한동안 행적 묘연
경찰이 주변 자동차에 설치된 블랙박스 동영상을 분석한 결과 용의자는 농협 밖으로 나와 자전거를 타고 도주했다.
CCTV 분석 결과 그는 범행 1시간 전인 오전 11시부터 농협 주변을 배회했고 휴대전화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용의자가 농협 인근 오목천을 건너 남산면쪽으로 이동한 것을 확인해 200여명을 동원해 주변 수색과 추적에 나섰다.
농협 안에 있던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을 바탕으로 20일 오후에 175∼180㎝ 키에 파란색 방한 마스크를 착용한 용의자를 공개 수배했다.
그러나 용의자 행방이 묘연해 그동안 검거하지 못했다. 수색이나 탐문 수사에도 뾰족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 자전거가 단서
경찰은 사건 현장 CCTV 분석으로 자전거를 싣고 이동하는 화물차를 발견, 화물차 운전자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했다.
동영상 분석에 시간이 걸렸으나 22일 오후 단양에서 마침내 김씨를 붙잡았다.
범행 후 55시간 만이었다.
그는 검거 직후 경찰 조사에서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총기와 총알 출처는 아직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총기와 옷을 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오후 9시께 김씨를 경산경찰서에 압송해 범행 동기, 총기 출처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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