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FCE사 투자 1천여억원 대부분 손실

부품결함 향후 서비스용역 손실액 416억원
대구 소재기업 10억원 투자 전액 손실
대규모 인원 감축, 포항공장 명맥만 유지
신성장 미래산업이 ‘천덕꾸러기’로 전락


포스코에너지의 연료전지관련 사업 손실규모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은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 자체에서도 연료전지 사업을 계속 끌고 갈 것인지, 아니면 정리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세월만 보내고 있는 모양새다. 영업활동도 지지부진하고 수주실적도 미미하다.

포항영일만항 일반산업단지내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공장은 계속된 사업부진으로 지난해 100명가량이 회사를 떠났다. 또한 홍보관을 폐쇄하고, 홍보담당 부서도 없애는 등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료전지 사업부는 2014년 적자로 전환해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3년간 누적 손실규모가 2천357억원에 달한다.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 관련 투자손실은 자체사업 뿐만 아니라 관련 기업 투자에서도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다.

자체 연료전지사업의 수천억원 손실에 이어 연료전지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한 1천여억원도 대부분 손실이 발생했다.

연료전지 자체사업에서 수천억 원의 손실을 보고, 미국과 국내 투자금액 손실도 800억원에 달하고 향후 예상되는 손실액에 수백억원에 달하는 등 손실규모가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에너지는 2007년 미국 FCE사에 두 차례에 걸쳐 모두 912억1천777만원을 지분출자방식으로 투자했는데 지속적인 주식가치 하락으로 인해 지난해 12월말 기준 85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장부금액으로는 54억원이 남아있지만 연료전지의 핵심 설비 결함으로 회사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손실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FCE사는 포스코에너지가 연료전비의 핵심인 MCFC기술의 스택기술을 이전 받기 위해 투자한 기업이다. 포스코에너지는 이 기술은 이전받아 국산화에 나섰지만 기술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이를 극복하는데 실패했다.

스택은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의 핵심설비다. 그러나 포스코에너지가 개발한 국산 연료전지는 품질을 보증한 5년을 견디지 못하고 2년도 되지 않아 스택운전이 중단됐다.

미국의 원천기술로 제작된 스택도 마찬가지 현상을 보였다. 이 바람에 이를 교체하는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가면서 실적을 악화시킨 것이다. 연료전지발전1기의 가격은 130억원에서 150억원 정도다.

스택운전이 중단하면 교체 및 보수 등에 30억원의 비용 추가로 들어간다. 실례로 포스코에너지가 2013년에 21기를 공급한 경기그린에너지의 경우 2년도 지나지 않아 7기가 멈춰서 교체됐다.

향후 부담해야할 손실액도 막대하다. 포스코에너지는 연료전지 서비스용역과 관련해 향후 부담해야 비용이 모두 416억3천8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충당부채로 처리했다. 충당부채 규모가 지난해에는 878억2천700만원에 달했다.

포스코에너지는 2008년부터 전국의 타 연료전지발전사업장에도 동일한 설비를 공급했기 때문에 막대한 교체비용이 들어갔을 것으로 추산된다.

포스코에너지가 향후 서비스용역관련 충당부채에 대해 827억과 416억원으로 계상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이같은 문제가 포스코에너지의 발목을 잡고 있다.

대구소재 연료전지 기업인 티씨에스원(주)에도 2010년 10월 10억원을 투자했지만 전액 손실을 봤다. 당시 포스코에너지 조성식 사장 시절 연료전지기업 활성화 차원에서 전환사채 매입방식으로 투자했지만 포스코에너지가 위탁받은 연료전지에서 하자가 발생하면서 손실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업체에 투자했다가 모두 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포스코에너지는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17일 노을에너지에 연료전비 8기를 공급해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져 수요만 회복된다면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며 “개발 단계에서 공급한 연료전지에서 막대한 하자가 발생해 손실규모가 컸다”고 밝혔다.

관련업계 관계자는“포스코에너지가 연료전지발전사업에 성급하게 진출하고, 시장에서 검증이 되지 않은 기술에 초기자금을 지나치게 투입한 것이 실패를 자초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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